지난 2월 대한민국의 실물경제 지표가 전반적으로 크게 뛰어올랐다. 반도체 호조를 등에 업은 광공업의 맹활약과 대규모 설비투자가 맞물리며 산업 생산이 5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다만 정부는 중동전쟁으로 인한 대외 리스크가 심화하고 있다고 판단, 초과세수를 동원한 '전쟁추경' 편성을 공식화하며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재정경제부가 31일 오전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6년 2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2.5% 증가했다. 이는 전산업 및 광공업 생산 기준으로 무려 5년 8개월 만에 기록한 최대폭 증가치다.

◆ 반도체가 끌고 투자가 밀고… 생산·지출 지표 '껑충'
생산 지표 반등의 일등 공신은 단연 반도체였다. 세부적으로 전자부품 및 자동차 부문의 생산은 감소했으나, 반도체 생산이 전월 대비 28.2% 급증하고 비금속광물(15.3%)이 호조를 보이면서 전체 광공업 생산을 5.4% 끌어올렸다. 서비스업 생산 역시 정보통신 및 교육 분야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도소매업과 전문과학기술 분야가 성장을 이끌며 전월 대비 0.5% 증가했다. 반면 공공행정은 4.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 측면의 상승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전기기기 등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가 모두 늘며 전월 대비 13.5% 급증했다. 건설업체가 실제로 시공한 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 또한 건축과 토목 공사 실적이 동반 상승하며 19.5%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편,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지난 1월 큰 폭(2.9%)으로 반등했던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2월에는 0.0%의 보합세를 보였다.
◆ '중동전쟁' 돌발 변수… 정부 "비상대응 및 전쟁추경 신속 추진"
이처럼 2월 지표가 뚜렷한 청신호를 켰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경제 전망을 둘러싼 우려는 여전하다. 3월에도 양호한 수출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중동전쟁 발발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소비·기업 심리 둔화가 경기 하방 위험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중동전쟁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고 나섰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3월 26일 발표한 '비상경제 대응방안'의 후속 조치로서 에너지 가격 안정과 취약 부문 피해 지원 등을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초과세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전쟁추경"을 최대한 조속히 추진하여 선제적인 경제 방어망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