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른 환각 질주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마약류 확산과 약물 운전을 뿌리 뽑기 위해 전방위적인 압박에 나섰다. 경찰은 당장 내일(2일)부터 약물 운전에 대한 처벌 수위를 대폭 끌어올리고 고강도 특별단속에 돌입하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하수(下水)를 분석해 지역별 마약 사용량을 추적하는 등 보이지 않는 마약의 뿌리까지 쫓고 있다.

"약물 핑계 안 통한다"…최대 징역 5년, 측정 거부도 처벌
경찰청은 불법 및 처방 약물로 인한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개정된 도로교통법이 4월 2일부터 본격 시행된다고 밝혔다.
최근 도로 위 마약 범죄는 아찔한 대형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25일에는 약물 운전 의심 차량이 반포대교 북단에서 강변북로를 달리던 차량과 충돌한 뒤 한강공원으로 추락했고 , 3월 8일에는 가양동에서 중앙선을 침범한 차량이 마주 오던 차량 3대를 연쇄 충격하는 참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법망은 한층 촘촘해지고 매서워졌다. 앞으로 약물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을 경우, 기존 '3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이 대폭 강화된다. 특히 경찰의 약물 측정 요구에 불응하더라도 약물 운전과 동일한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경찰은 4월 2일부터 5월 31일까지 두 달간 봄 행락철 음주단속과 병행해 약물 운전 특별단속의 고삐를 죈다. 단속의 칼끝은 클럽과 유흥가, 대형병원 인근을 정조준하고 있다.
지그재그 주행 시 즉각 하차…3단계 정밀 단속망 가동
음주운전과 달리 단일 성분 측정이 불가능한 약물 운전의 특성상 단속 절차는 한층 세분화됐다.
경찰은 지그재그 운전 등 혐의 차량을 발견하면 즉각 정지시킨 뒤 운전자의 외관과 언행을 살핀다. 의심이 짙어지면 운전자를 하차시켜 직선 보행, 회전, 한 발 서기 등으로 구성된 1단계 현장평가를 진행한다. 이후 2단계로 간이시약 검사를 실시하며, 양성 반응이 나오거나 음성이더라도 약물 복용 정황이 뚜렷하다면 정확한 성분 확인을 위해 소변 및 혈액 검사를 강제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약물 운전이 음주운전과 동일하게 처벌되고 측정 거부도 처벌되는 만큼 단속에 필요한 객관적 지표와 증거 수집 절차를 강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감기약 등 일상적인 약물 중에서도 운전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성분이 포함된 경우가 있어,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 식약처, 하수처리장서 마약 그림자 쫓는다
도로 위 단속과 평행하게, 보이지 않는 일상 속 마약 오남용을 추적하기 위한 과학적 접근도 속도를 내고 있다.
채규한 식약처 마약안전기획관은 3월 31일 청주 하수처리장을 직접 찾아 불법 마약류 사용 실태조사 현장을 점검했다. 하수역학 조사는 생활하수에 섞여 배출되는 잔류 마약의 종류와 양을 분석해, 특정 지역 인구 대비 마약류 사용량을 추정하는 첨단 조사 기법이다. 식약처는 지난 2020년부터 전국 인구의 50% 이상을 포괄하는 34개 하수처리장을 거점으로 이 조사를 이어오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채 기획관은 "이 사업을 통해 마약류 사용 실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선제적 대응을 위한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마련되므로, 지속적인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정부의 입체적인 마약 근절 드라이브가 도로 위 안전을 확보하고 일상으로 스며든 마약 범죄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