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에서 새롭게 쓰이는 화학물질 중 일부가 노동자의 시력을 앗아가거나 피부를 녹이는 등 치명적인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는 2026년 1분기 동안 제조 및 수입된 신규화학물질 86종의 명칭과 유해성·위험성, 그리고 건강장해 예방을 위한 사업장 조치사항을 3월 31일 공표했다.
이번에 당국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86종의 신규화학물질 가운데 약 30%에 달하는 26종에서 노동자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 유해성이 확인됐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돌이킬 수 없는 신체 손상이다. 공표된 물질 중 '트리플루오로트리스(퍼플루오로에틸) 인산칼륨'과 '디메틸도데실-4-비닐 벤질 암모늄 클로라이드' 등은 소량만 노출되어도 급성 독성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인체 조직을 파괴하는 피부 부식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점막에 닿을 경우 '심한 눈 손상성'을 유발하여 자칫 실명 위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맹독성 물질로 분류되었다.
유해 물질이 소량만 유통되는 것도 아니다. 벤젠(Benzene) 파생 화합물인 '1-[4-(4-프로필사이클로헥실)-1-사이클로헥센-1-일]-4-(트리플루오로메틸)-' 등의 일부 신규 물질은 연간 10톤 가까운 적지 않은 물량이 산업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러한 화합물들은 인체 유해성뿐만 아니라 수생환경에 장기적인 독성을 미치거나, 반복 노출 시 특정 표적장기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만성 유해성까지 품고 있어 현장 안팎의 철저한 관리가 시급하다.
고용노동부는 이러한 유해 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주에게 강력한 2중, 3중의 예방 조치를 지시했다. 분진이나 흄(연기)에 노동자가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화학물질 전용 호흡용 보호구, 보호장갑, 보안경 지급은 타협할 수 없는 기본 수칙이다.
더 나아가, 유해 물질이 다량으로 발생하는 작업장에는 단순히 창문을 여는 수준의 자연 환기가 아니라, 오염원이 퍼지기 전에 즉각적으로 빨아들이는 국소배기장치 등 전문적인 환기 설비를 반드시 설치하도록 통보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제108조에 따르면, 신규화학물질을 국내로 들여오거나 제조하려는 사업주는 해당 업무 개시 30일 전까지(연간 1톤 미만은 14일 전까지) 의무적으로 고용노동부에 '유해성·위험성 조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당국은 이를 바탕으로 전문가 검토를 거쳐 필수 안전 조치를 확정하고 대중에 공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오영민 안전보건감독국장은 "화학물질로 인한 직업병은 발생 후 치료보다 사전 차단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사업주는 이번 공표 정보를 바탕으로 취급 물질의 특성에 맞는 안전보건교육을 즉각 실시하고, 예방조치를 철저히 이행해 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