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우리나라로 유입된 외국인직접투자(FDI) 도착액이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동 분쟁 등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로 전 세계 투자 환경이 위축된 가운데서도 한국 시장의 펀더멘털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가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FDI 도착액은 71억 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2.9% 급증했다. 투자 신고액 역시 전년 대비 0.1% 증가한 64억 1000만 달러로 집계되며 역대 1분기 기준 2위 실적을 달성했다. 반도체, 이차전지 등 첨단 제조업과 AI 데이터센터, 해상풍력 등 유망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가 이어진 결과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서비스업 신고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5% 증가한 43억 3000만 달러로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금융·보험(+21.2%), 유통(+43.0%), 정보통신(+183.6%) 분야가 전체 투자를 견인했다. 반면 제조업 신고액은 전기·전자, 기계장비 등의 투자 감소 여파로 전년 대비 47.6% 줄어든 12억 4000만 달러에 머물렀다.
투자 유형별로는 명암이 갈렸다. 공장 등 생산시설을 직접 짓는 그린필드(Greenfield) 투자는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전년 대비 19.8% 감소한 37억 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기존 기업의 지분을 사들이는 인수합병(M&A) 투자는 26억 7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3.4% 급증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의 투자가 정보통신, 유통 등을 중심으로 크게 확대되며 10억 달러(+20.9%)를 기록했다. 반면 EU(14억 3000만 달러, -4.1%), 일본(3억 5000만 달러, -71.1%), 중국(2억 7000만 달러, -19.4%) 등 주요국의 투자는 일제히 감소세로 돌아섰다.
신고액과 도착액
'신고액'은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를 결정하고 사전 행정 절차로 제출한 예정 금액을 뜻한다. 반면 '도착액'은 이 금액이 실제 국내 외국환은행에 송금되어 투자가 실행된 금액을 의미한다.
그린필드(Greenfield) 투자와 M&A 투자
'그린필드 투자'는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에 부지를 확보하고 공장이나 사업장을 직접 설립하는 방식이다. 고용 창출 효과가 크다. 'M&A 투자'는 이미 설립된 국내 기업의 주식이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올해 1월 발표한 '글로벌 투자 동향 모니터(Global Investment Trends Monitor)'에 따르면, 지정학적 긴장, 지역 분쟁, 정책 불확실성 및 경제 분절화 등의 악재가 지속되면서 올해 전 세계 FDI 프로젝트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혹독한 대외 환경 속에서도 한국이 1분기 도착액 기준 역대 1위를 달성한 것은 고무적이다. 특히 M&A 투자가 급증한 것은, 위기 상황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과 시장 가치가 글로벌 자본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로 평가받고 있음을 시사한다.